
Kim Taehee*
Korea Institute of Geosceince and Moneral Resources, Daejeon, 34132, Korea
김태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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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erformance of natural barriers at high-level radioactive waste disposal sites heavily depends on the regional groundwater system, which regulates the leakage of waste and radionuclides. Waste disposal sites require homogeneous and mechanically stable formations, making groundwater characterization difficult due to restricted discontinuities like fractures and faults. In the fractured media, conventional groundwater level observation methods in a single borehole only provide averaged hydraulic head data, failing to distinguish individual permeable fractures. To improve the interpretation of the groundwater monitoring results in the fractured media, it is essential to separate each of permeable fractures within a borehole and implement independent hydraulic head observation systems. Flow-logging is currently the most effective method for identifying permeable fractures from each others, supplemented by lithologic and geophysical loggings. Once permeable fractures are identified, their hydraulic connectivity can be examined, and multi-level monitoring wells can be designed accordingly. Despite this, Korea still lacks sufficient technical expertise in constructing various observation wells, highlighting the need for further development in this area.
Keywords: Crystalline rock, Conductive fractures, Connectivity, Design of monitoring well, Investigation procedure
일반적으로 방사성 폐기물 심층 처분 방법에서 처분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내의 방사성 핵종의 생물권(biosphere)으로의 누출을 최대한 막기 위하여 공학적 방벽과 천연방벽 2가지의 방벽이 적용된다. 이 중 공학적 방벽은 고준위 폐기물 내 방사성 핵종이 처분된 원위치로부터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적용되는 모든 공학적 방법을 총칭하는 개념으로 이에는 유리화(vitrification), 되메움(buffer or backfill), 보관 용기(canister), 라이닝(lining) 등이 포함된다(Bennett et al., 2006). 기본적으로 공학적 방벽은 최대한 장기간 방사성 핵종의 이탈을 방지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하지만, 일정 시간이 경과한 후 부식이나 변형 등에 의해 공학적 방벽이 부분적으로라도 돌파되고 나면 이로부터 누출된 방사성 핵종이 생물권으로 누출되는 시간은 천연방벽의 특성에 의해 좌우되게 된다.
공학적 방벽과 천연방벽의 가장 큰 차이점은 공학적 방벽의 경우 필요와 목적에 따라 구성과 설계를 조정할 수 있지만, 천연방벽은 구성이나 설계를 조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천연방벽은 주어진 지질학적, 지리적 조건에 대한 비교 및 평가를 통해 선택할 수 있을 뿐이다. 이때 평가되는 천연방벽의 특성은 다시 정적인 부분과 동적인 부분으로 구분될 수 있으며, 정적인 특성은 주로 처분장의 구조적 안정성 등을 좌우하는 요인이 되며 동적인 특성은 공학적 방벽을 돌파한 폐기물의 이동 특성을 좌우하는 요인이 된다. 이때 천연방벽의 동적인 특성은 지하수 혹은 지중 유체의 거동 특성에 의해 규정되게 된다. 다시 말하면, 일단 공학적 방벽을 돌파한 방사성 핵종이 생물권으로 누출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천연방벽의 동적인 특성인 지하수 혹은 지중 유체의 거동 특성에 의해 규정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하수의 유동 경로와 그 속도, 생물권까지의 거리 등은 동적인 측면에서 천연방벽의 성능을 좌우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즉, 방사성 핵종의 유출을 막는 천연방벽의 성능을 올바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폐기물 처분장 주변의 광역적인 지하수 유동 특성을 올바르게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측면에서 살펴볼 때, 처분장 주변의 광역적인 지하수 유동 특성을 파악하는 데에는 몇가지 중요한 어려움이 현존하고 있다. 현재까지 사용후 핵연료를 대상으로 하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의 경우 대부분 결정질 혹은 어느 정도 고화가 진행된 암반을 그 대상으로 하고 있다. 스웨덴의 경우 화강암(Granite), 핀란드는 편마암(Migmatic Gneiss), 프랑스와 스위스는 이암(Mudstone), 독일은 암염(Salt Dome) 등을 대상으로 처분장 부지로 확정하였거나, 조사 중에 있다(Stephens et al., 2007; POSIVA, 2021). 화강암이나, 편마암, 이암, 암염 등은 일반적으로 투과율 혹은 수리전도도가 매우 낮아 신선한 암체를 통해서는 지하수 뿐만 아니라 기체 상의 가스 조차도 투과하기 매우 어렵고, 공극률도 일반적으로 1% 미만으로 매우 낮은 값을 가진다. 따라서 이러한 암상을 가진 지하에서 유체의 흐름은 암체 자체가 아니라 암체 내에 2차적으로 생성되는 균열, 단층, 암상 간의 경계 등의 불연속면을 따라 흐르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불연속적인 유체의 유동 경로가 조사를 통해 특성화하기 매우 까다로우며, 그 공간적 분포 또한 매우 복잡하여 광역적인 흐름을 명확히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불연속적인 균열 암반 매질에서의 지하수 유동에 대한 현상적 복잡함은 스웨덴 Stripa Mine에서 진행된 지하공동 내 실험을 통해 많은 부분이 확인되기도 하였다(Neretnieks, 1993). 특히 Stripa Mine의 N1 전구간을 이용한 대규모의 추적자 시험(Fig. 1)에서 확인된 바에 따르면 N1 구간으로 유입된 지하수 유량의 약 50%가 단지 3%의 시험 면적을 통해 유입됨이 관찰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확인된 불연속 암반 매질에서 지하수 유동을 제어하는 가장 중요한 특성은 1) 특정 유로를 통한 지하수의 유동(channeling)과 2) 투수성 불연속면 간의 연결성(connectivity)에 관한 문제이다. 이에 관해서는 향후 보다 자세히 언급할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고준위의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후보지로 고려하고 있는 주요 지역의 지질학적 특성은 화강암을 기반암으로 하는 지역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국내의 화강암 지역에서의 지하수 유동 특성은 전형적인 결정질의 균열 암반 매질 특성을 가진다. 따라서 국내 처분장 후보 부지의 선정과 그 성능의 평가를 위해서는 균열암반 매질 혹은 불연속적 매질의 지하수 유동 특성을 합리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관측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때, 수리수두와 그 변화는 지하수 시스템에 대한 외부의 자극과 시스템의 특성에 관한 정보를 포함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본 기술보고서는 합리적 지하수 유동 특성 해석을 위해 개념적 문제와 함께 기존 국내외 사례의 검토를 통해 합리적인 배경 지하수위 관측 시스템의 설계에 관해 정리하고 제안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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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The sketch of a large-scale tracer test conducted at the Stripa Mine (Neretnieks, 1993). |
흔히 현장에서의 지하수 혹은 지반 조사에서 사용되는 지하수위라는 말은 명확하게 정의된 단어를 통일성 있게 사용하고 있다기 보다는 여러 가지 개념이 혼재되어 사용되고 있다. 즉, 지하수위(groundwater level), 수리수두 (hydraulic head), 지하수심(the depth to the water table) 등의 개념이 엄밀히 구분되지 않고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정은 국외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아 영국 British Geological Survey (BGS)의 web page 에서는 “groundwater level”에 관해 설명하면서 해당 페이지의 문두에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Groundwater level is a term that is used in a relatively loose way, normally referring to the level, either below ground or above ordnance datum, at which soil or rock is saturated. This is also referred to as the water table and represents the top of the saturated zone. Above the water table lies the unsaturated zone.” (BGS, 2021a)
이에 반해 수리수두(hydraulic head)는 보다 명료하게 정의되고 있다.
“The height above a datum plane (such as sea level) of the column of water that can be supported by the hydraulic pressure at a given point in a ground water system. For a well, the hydraulic head is equal to the distance between the water level in the well and the datum plane.” (BGS, 2021b)
하지만, 수리수두의 개념을 가시적인 형태인 물의 높이로 설명하는 이와 같은 개념은 투과율 혹은 수리전도도가 매우 높고 비교적 균질한 대수층과 같은 다공성 매질 내에서는 매우 효과적인 서술 방식이 될 수 있으나, 불균질성이 매우 큰 다공성 매질이나 균열 암반 매질과 같이 에너지의 연속성이 보장되지 않는 매질에서는 오히려 개념의 정확한 이해를 방해할 수 있는 서술 방법이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수리전도도가 높은 다공성 매질 내에서는 수평적으로 동일한 지점에서 수리수두의 수직적인 차이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며, 통상적으로 활용되는 지하수 관정은 수직적으로 대수층을 관통하는 형식으로 설치되게 됨에 따라 수리수두의 개념이 2차원 평면상으로 도시되는 지하수의 관측면으로 인지하게 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상과 같은 개념은 흔히 Theiss equation (Theiss, 1935)으로 불리는 우물함수(well function)의 구성 원리와도 동일하며, 이를 통해 얻게 되는 투수량계수(Transmissivity)나 저유계수(Storativity)의 개념도 대수층을 2차원 평면으로 가정하고 도출되는 개념이다. 이러한 서술 방식이 균열 암반 매질에서의 수리수두를 정의하는 데 어떤 현실적인 오류를 유도할 수 있는지는 다음 절에서 보다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지하수두(hydraulic head)의 개념을 엄밀히 정의하기 위해서는 지하수의 관측면(“water table” or “potentiometric surface”)이라는 가시화 되는 개념으로 정의하기 보다는 잠재된 에너지의 개념으로 정의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Schlumberger의 Oilfield Glossary에서는 지하수두 (hydraulic head)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The force per unit area exerted by a column of liquid at a height above a depth (and pressure) of interest. Fluids flow down a hydraulic gradient, from points of higher to lower hydraulic head. The term is sometimes used synonymously with hydrostatic head” (Schlumberger, 2021).
즉, 물 혹은 액체의 높이로 표현되기는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압력(the force per unit area – pressure)이며, 이것은 곧 “단위 부피당 잠재된 에너지 (potential energy per unit volume)”에 해당하는 개념이다. 즉, “지하수두”의 개념은 3차원적 분포를 가지는 잠재적 에너지(3-dimensional potential energy)를 상온/상압 조건 (atmospheric condition)에서 물의 밀도 (ρw)와 중력가속도 (g)의 곱으로 나누어 정규화한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매우 기본적인 개념의 정의에 관한 문제이지만, 현실적인 적용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균열 암반 매질에서의 “지하수위” 역시 2차원 평면상의 분포라는 개념이 훨씬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국가지하수관측망의 구성과 관정의 설계라는 측면에서 보면 명확해 진다. 그리고 “국가지하수 관측망”에서 “지하수위”의 개념을 3차원적 분포가 아닌 2차원적이며 가시적인 평균적인 지하수면의 높이(평균 해수면 기준)로 적용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에서는 많은 지하수 관련 연구자나 엔지니어들 조차도 “지하수위”와 “수리수두”에 대해 명확히 구분하여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의 시스템 해석, 특히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으로부터 방사성 핵종이 생물권으로 유출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합리적으로 추산하기 위해서는 개념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모호한 통상적인 지하수위 관측망의 구성으로는 매우 부족하다. 이후 본 글에서 “지하수위”라는 용어는 3차원적 분포를 가지는 잠재적 에너지로서의 수리수두를 의미하는 것으로 사용될 것이다.
통상적으로 이용되는 지하수 유동에 관한 방정식은 지하수의 유동이 매질 전반을 걸쳐 연속적으로 발생한다고 가정한다. 즉, 지하수의 유동은 공간에 대해 연속성을 가진다는 것이 유동 방정식의 기본적인 전제조건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균열이 발달한 매질에서의 지하수 유동은 대개의 경우 균열을 따라 발생하게 되며 공극률이 매우 낮은 결정질 암반의 경우는 균열 이외에서 발생하는 지하수의 흐름은 매우 작아 기질 확산(matrix diffusion)에 대한 세부적인 해석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면 그 흐름의 양은 무시하여도 크게 상관이 없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균열이 발달한 결정질 암반에서의 지하수 유동은 분포하는 전체 균열을 따라 유동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선택적으로 흐름이 형성된다. 앞서 스웨덴 Stripa mine에서의 실험 결과에 대해 언급한 바와 같이 해당 실험에서는 전체 균열의 3%를 통해 총유량의 50%가 유출되는 것이 실험적으로 확인된 바 있다(Neretnieks, 1993). 이러한 균열암반매질에서의 지하수 유동 특성은 지하수 시스템 내 에너지의 전달 혹은 지하수의 물리적 유동이 매우 제한적인 경로를 통해 발생하기 때문이다. 즉, 결정질 암반에서의 지하수 유동과 관련된 에너지(지하수두) 분포는 공간적으로 불연속적이라는 것이다. 김태희 외(2007)은 심도별 공간 열추적자 시험(cross-hole thermal tracer test) 결과를 통해 공 내에서 수리전도도가 유사한 바로 인접한 구간이라도 수리적 연결성이 확보되지 않을 수 있음을 보고 한 바 있으며, 박경우 외(2020)는 원자력연구소 내 연구용 지하 터널(URL)인 KURT 내 설치된 시험정에 대한 심도별 지하수위의 분포가 인접 구간과 전혀 관련 없이 불연속적일 수 있음을 보여 준 바 있다(Fig. 2). 다시 말하자면, 결정질 암반 매질에서의 지하수 유동은 공간적으로 불연속적인 균열, 단층, 층경계면 등의 일련의 불연속면을 그 연결성이나 충진, 균열 표면의 특성 등을 따라 선택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런 불연속적이고 선택적인 결정질 암반에서의 지하수 흐름과 관련하여 미국 National Research Council (1996)에서는 다음과 같은 세가지의 핵심적인 질문을 제시하였다.
① 주요한 수리적 연결 유로 혹은 배리어인 균열을 어떻게 특정하고 위치를 규명하며 특성화할 것인가? (How can fractures that are significant hydraulic conductors or barriers be identified, located and characterized?)
② 균열 시스템 내에서 지하수의 흐름이나 용질의 거동이 어떻게 발생하는가? (How do flow and transport occur in fracture system?)
③ 균열 시스템 내에서의 변화를 어떻게 예측하고 제어할 것인가? (How can changes in fracture systems be predicted and controlled?)
이 세가지 질문에 대한 해결 방안은 결정질 암반 매질을 대상으로 한 배경 지하수위의 관측이 광역적인 지하수 유동을 해석할 수 있는가의 문제와 직결되는 것이다. 현재까지도 위의 세가지 질문에 대한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명확한 성과는 아직 충분히 도출되었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문제를 관측정의 설계라는 문제로 제한한다면 세가지의 질문 중 ①의 질문으로 우리의 관심사를 제한할 수 있다. 그리고 ①의 질문에 대한 대응 방안의 하나로 Paillet(1993)가 제안한 공내 유향-유속 시험(borehole flowmeter test) 방법(Fig. 3)은 현재까지 다양한 실험적 검토를 거치면서 매우 유용한 방법으로 자리 잡아 왔다(Bennett et al., 2006; 황세호 외, 2003; 장기영 외 2007; 황세호 외, 2008; Crowder et al., 1994; Carlsten et al., 2001; Paillet, 1998; Williams and Paillet, 2002).
결정질 암반 매질에서 투수성 균열 확인을 위해 공내 유향-유속 시험(borehole flowmeter test) 방법이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부지 특성화에 직접 도입된 것은 Gentzschein (1996)이 최초이다. 물론, Paillet(1993)의 연구 역시 미국의 Yucca mountain project를 염두에 두고 진행되었으나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후보 부지 혹은 시험 부지를 직접 대상으로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이후 스웨덴에서는 Carlsten et al.(2001)이 공내 영상 검층 방법과 함께 유향-유속 시험법을 적용하여 투수성 균열을 찾는 방법을 본격적으로 적용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흐름 속에 핀란드의 POSIVA Oy는 결정질 암반 매질 내 균열을 통한 공내로의 지하수 유출입량 측정을 고도화하기 위한 연구를 통해 열희석 방법(thermal dilution method)을 이용한 유량 측정 방법과 장치를 새롭게 개발하였다(Öhberg and Rouhiainen, 2000). 이를 통해 개발된 방법은 이후 Posiva Flow Log, Difference Flow Method (PFL DIFF)라는 시험 방법으로 정립되었으며, 핀란드 POSIVA project와 스웨덴 SKB project 과정 중 매우 광범위하게 적용되었다(Komulainen et al., 2019; Komulainen et al., 2020; Vaittinen et al., 2012; Vaittinen et al., 2019; Vaittinen et al., 2020; Laakso et al., 2021; Laakso et al., 2022; Laakso et al., 2023; Laakso et al., 2024).
일반적으로, 공내 유향-유속 시험 결과를 취급하는 데 있어서 유의해야 하는 점은 시험을 통해 직접적으로 측정되는 자료(공내 지하수 유량)는 자연적인 지하수의 흐름이 아닌 조사를 위해 착정된 시험정 내에서의 왜곡된 지하수 흐름이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결정질 암반에서 2 inch 이내의 구경을 가진 나공상태의 시험정(open hole)은 10-1 ~ 10 cm/sec의 수리전도도를 가지는 매우 강력한 지하수 유로를 제공한다. 그리고 조사를 위해 착정된 시험정을 나공 상태로 방치하게 되면, 서로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균열 혹은 균열대 간의 매우 투수성이 큰 연결 유로의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이를 방치하거나 나공 상태 그대로 이용하게 되면 크게 2가지의 문제를 야기하게 되는데, 첫째로는 자연적인 지하수두의 3차원적 분포를 교란시켜 인근지역 전반에 걸쳐 자연 상태 지하수위 변화의 관측을 방해할 개연성이 높으며, 두 번째로 지하심부와 지표 부근까지의 지하수 시스템을 물리적으로 연결하는 통로를 제공하게 되어 방사성 물질의 생물권까지의 도달 시간을 극단적으로 단축시킬 개연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인위적인 영향이 최대한 배제된 자연적인 지하수위 및 그 변화를 의미하는 “배경 지하수위”라는 개념은 나공상태의 시험정을 통해서는 확인할 수 없게 만들며, 이에 따라 수리적 시스템에 대한 합리적 특성화 역시 불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결정질 암반에서의 배경 지하수위 관측정 혹은 설비의 설계는 이러한 점들을 충분히 반영하여 진행되어야 한다. 반면 나공 상태의 공내에서 교란된 지하수 흐름과 그 수직적 분포 상태는 조사공 내 투수성 균열의 분포에 관한 매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어 이를 잘 활용하면 배경 지하수위 관측 방법에 관한 합리적 방법을 제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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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2 Variations in groundwater levels along the depth in the KURT BDZ-1 borehole (Park et al., 2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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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3 Conceptual diagrams of single-hole and cross-hole flowmeter tests (Jang et al., 2007). |
이 후 설명할 지하수위 관측정 설계 방법은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의 조사 및 평가 단계보다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부지의 선정 이후의 배경 지하수위 관측정의 설치 방법에 관한 것이다. 앞서 서론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위적으로 교란 받지 않은 상태의 자연 지하수위를 의미하는 “배경지하수위”는 천연방벽의 동적 성능(지하수 유동에 따른 생물권 노출 시간 등)을 평가하는 절차에서 매우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게 된다.
통상적으로 균열암반매질에서의 수리수두의 합리적 관측을 위해서는 해당 지반의 공학적 특성에 따른 토양층, 풍화토, 풍화암, 기반암 등의 분류에 따라 그 조사 및 접근방법을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향후 논의에서 지반의 특성에 따른 수리적 분류에서 토양층(Soil) 혹은 충적층(Alluvial)은 지반의 공학적 분류에서의 토양층과 풍화토를 아울러 지칭하는 것으로, 기반암(bed rock)은 풍화암(weathered rock)과 기반암층을 함께 지칭하는 의미로 사용될 것이다. 이는 김태희 외(2007)의 현장 시험 결과에 따른 것으로 당시 수행된 공간 열추적자 시험(crosshole thermal tracer test) 결과에서 암반층 상부의 풍화암에서의 지하수 거동은 토양층의 특성보다는 공간적 불연속성이 명확히 관찰되는 결과를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Fig. 4
4.1. 단일 구간 측정을 위한 관측정
단일 구간의 측정은 주로 지표 부근의 토양층이나 폐기물 처분장 심도와 직접적인 연결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상부 기반암의 지하수 모니터링에 사용되는 것이 합리적이다. 비록 본 소단락의 제목에서 “관측정”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으나, 토양층의 경우 토양 오거(soil auger) 등을 이용한 간이 굴착 방법을 이용하여 천공된 튜브나 파이프를 심는 형식의 관측정이라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보여진다. 향후 해외 사례에서 언급되겠지만, 핀란드 POSIVA의 Olkiluoto 주변 지역에는 47개 지점의 토양층에 심도별로 천공된 튜브를 설치,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Vaittinen et al., 2024). 다만, 이 경우 천공된 구간을 통해 토양이 관측 튜브로 유입되지 않도록 조치하여야 한다. 다만, 상부 기반암 구간의 관측정은 굴착 작업을 통해 설치하되, 상부 토양층의 지하수가 관측정으로 직접 유입되지 못하도록 토양층 구간은 케이싱이나 그라우팅 등을 통하여 차단하여야 하며, 관측 구간은 공벽의 유지에 문제가 없으면 나공 (open hole) 상태를 유지한다(Fig. 5).
4.2.다중심도 관측정(영구)
다중 심도 관측정은 착정 이후 공내 시험 및 검층 등의 일정한 조사를 수행한 후 관측 심도가 결정하고, 결정된 관측심도 이외의 구간으로의 지하수 유입 가능성을 차단하는 형태로 설계된 관측정을 의미한다. 본 소단락에서는 이 중 관측 구간의 설정 및 설치 이후 변경시킬 수 없는 형태의 관측정의 개념 및 설계에 관해 서술할 것이다.
영구적인 형태의 다중 심도 관측정 설계 방법은 여러 형태가 있을 수 있으나 본 소단락에서는 ① 다중완결 (multiple completion)구조를 가지는 경우(Fig. 6(a))와 ② 단일완결(single completion)과 공벽 천공(well perforation)을 이용하는 경우(Fig. 6(b)) 2가지 경우에 관해 서술한다. 우선 ① 다중완결 구조의 경우 착정된 관정에서 일정 절차를 통한 조사 이후 관측 구간의 심도가 우선 결정되면, 최하부 관측 구간(구간 1)의 바닥 심도까지 시멘트 그라우팅을 설치하고 일정 양생기간 – 통상 28일 - 을 거친 후 구간 1의 상부까지 모래를 쌓아 평평하게 다진 이후 다시 직상부 관측 구간(구간 2)의 하부 심도까지 디시 시멘트 그라우팅을 설치하는데, 이러한 절차를 각 관측 구간별로 반복하여 진행한다. 최상부 관측 구간에 대한 모래 적층이 완료된 후에는 상부 구간으로부터 지하수 간섭을 배제할 수 있는 충분한 두께로 최종적인 시멘트 그라우팅을 설치한다. 각 관측 구간에 모래를 적층할 시 지상에서 해당 관측 구간에서의 지하수위 변화 등을 관측할 수 있는 관측용 파이프를 설치하여야 한다(Fig. 6(a)). 다중완결 구조의 관측정은 기술적으로 큰 어려움이 없고 설치 방법은 비교적 간단한 편이나 각 그라우팅 단계별 양생기간이 필요하여 소요 시간이 길고, 설치된 이후 관측 구간에서 문제가 생겨도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반해 ② 단일완결과 공벽천공 방법을 이용하는 경우 국내에서는 기술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설치 이후에도 관측 구간에서 발생 문제에 대해서도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②의 관측정 역시 관측심도를 결정하는 단계까지의 절차는 ①의 경우와 동일하나 그 이후의 절차에서 달라지는데, 관측심도가 결정되면 최하부에 그라우팅용 장치들 – 케이싱 슈(casing shoe)와 그라우팅용 마감 장치(plug) 등 - 이 설치된 케이싱을 바닥까지 설치한다. 이 때 설치된 케이싱은 전구간에 걸쳐 착정된 관정의 공벽과 일정 간격(annulus)을 유지하여 중앙에 위치할 수 있도록 설치되어야 한다. 케이싱이 설치되고 나면 케이싱 외벽과 관정의 공벽 사이에 시멘트 그라우팅을 하고 충분한 양생시간(표준 28일)을 거친 후 공벽 천공 장비(perforating gun)를 이용하여 관측 대상 구간에 대해 천공 작업을 수행하여 설치된 관정과 기반암의 지하수와 연결성을 확보하면 된다. 이후 관측하고자 하는 심도에 관측용 튜브와 패커 등을 설치하면 관측정 설치 작업은 완료된다. 이러한 과정에 사용되는 일련의 장비들은 유전(oil field)에서 원유 산출정을 설치하는 경우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장비들이나 국내에서는 마땅히 대응할 만한 장비나 경험 있는 기술자가 없다는 점은 이러한 형태의 관측정을 설치하고자 할 때 최대의 단점이 될 수 있다.
4.3.다중심도 관측정(가변)
가변형 다중심도 관측정(Fig. 7)은 결정질 암반매질에서 심도별 지하수 관측을 수행하는 경우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형태의 관측정이다. 이 형태의 관측정이 가지는 최대 장점은 다중 패커를 이용하여 필요에 따라 관측심도를 변경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는 설치된 장치를 모두 제거하고 관정 전구간에 대해 요구되는 추가적인 시험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형태의 관측정은 관측을 위한 장치들이 모두 설치된 뒤에서 각 관측 구간 간의 간섭을 완전히 배제하지 못할 개연성이 있다는 점은 분명한 단점이다. 가변형 다중심도 관측정의 설치 방법이나 개념은 Fig. 7과 같이 여러 개의 패커를 이용하여 관측하고자 하는 구간을 공내에서 고립시키는 형태를 구성하는 것이기에 별도의 추가적인 설명을 필요 없으나, 지금까지 다른 형태의 관측정에 관해 설명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관측심도를 결정하는 방법과 절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와는 별개로 다중심도 관측정의 경우 한정된 관측정의 공경 내 관측 심도별로 관측에 필요한 별도의 관측용 튜브나 파이프(access tube or pipe)를 설치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공간적 제한에 있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수위 관측을 위한 틀(pressure housing) 등의 설계시 공간 활용 효율에 관한 문제는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 이에 관해서는 이후 해외 사례에서 추가 설명할 계획이다.
4.4. 다중심도 지하수위 관측정 설계 시 관측 심도 결정 절차
4.4.1. 개요
앞서 결정질 암반매질에서 적용될 수 있는 지하수위 관측공에 대해 관측정의 설계된 형태에 따라 살펴보았다. 하지만 관측공의 설치를 위해서는 관측 심도에 대한 결정이 우선되어야 한다. 본 절에서 언급될 다중심도 지하수위 관측정은 설계안에서 설명한 내용 중 4.2와 4.3절에 해당하는 관측정이다. 여기서 서술하고자 하는 내용은 관측정의 굴착이 완료된 이후부터 관측 심도를 결정하기 위한 일련의 조사 절차를 순서에 따라 우선 개괄하고 이 후 적용되는 각 조사 단계별로 조사 방법에 관한 개요와 이를 통해 도출되는 관측정 설계 인자에 관한 것이다. 기본적인 조사 절차는 Fig. 8에 제시된 바와 같다.
4.4.2.암상의 조사/기재 및 지구물리검층(lithology and geophysical log)
본 조사 과정에서 도출되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정보는 2가지로, ① 공내 불연속면의 공간적 분포와 밀도, ② 공내 수직적 공경변화에 관한 자료이다. 이 때 불연속면은 단열과 암상의 경계 등을 포함한다. 본 조사를 통해 얻어진 불연속면의 자료는 다음 단계인 유향-유속 검층 결과와 함께 투수성 균열의 위치를 특정하고, 균열의 투수량 계수를 얻는 데 중요한 참고자료가 된다. 그리고 공경 변화와 수직적 분포에 관한 자료는 공내 유량 측정 장치 상하부에 위치하는 스커트나 디스크의 배치 등을 결정하는 자료로 활용된다. 코어 시료를 이용한 암상 및 균열 충진물 등에 관한 자료의 기재 이후 추가적인 자료를 얻기 위하여 실험실에서 무결암 시료를 이용한 기질(matrix)의 공극률(porosity)이나 투과율(permeability)과 같은 자료들을 얻을 수 있으며, 지구물리검층 자료 중 공내 지하수의 전기전도도(Electric conductivity, EC)나 온도(Temperature)의 수직적 분포 및 그 구배자료를 통해 투수성 구간의 수직 심도에 대한 개괄적 정보를 검토해 볼 수 있으나, 이를 통해서 투수성 균열 혹은 균열대를 정확히 판별하는 데는 한계를 가진다. 따라서 아래에서 서술될 유향-유속 검층 방법의 적용이 불가능한 상황이 아니라면, EC나 온도 로그 결과만을 이용하여 관측심도를 결정하는 것이 권장하기 어렵다.
이 밖에 관측심도를 결정하는 데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아니나, 수직적 전기비저항(Resistivity), 중성자 검층(neutron log), VSP(Vertical seismic profile) 등의 조사 수행도 상황에 따라서는 고려해 볼만 한다.
4.4.3.유향-유속 검층(vertical flow log)
공내에서 수직적 유량의 변화는 공내로의 지하수 유출입의 결과이다. 따라서 공내 수직적 유량 변화를 알 수 있다면 공 내에서의 지하수 유출입 발생 심도를 특정할 수 있으며, 이는 투수성 균열의 수직적 분포를 정량적으로 규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공내 유향-유속 검층이 도입된 이유이기도 하다.
투수성 구간을 특정하기 위한 공내 유향-유속 검층은 2단계의 절차를 가진다. 첫 번째 단계는 자연적인 유량 (ambient flow) 측정, 두 번째 단계에서는 양수 조건 하에 유량 측정을 수행한다. 첫 번째 단계의 자연적인 유량 측정은 외부에서 공내 지하수 흐름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상태의 유량을 측정하는 것으로 수직적인 유량 측정 간격을 시험 설계 단계에서 결정한 후 공내 유량계를 시험 대상 심도 최하부에 위치시고 공내 흐름이 충분히 안정될 때까지 기다린 이후 유량을 측정하며, 설정된 시험 간격만큼 상부로 유량계를 이동, 다시 공내 흐름을 안정화 시킨 이후 이동된 심도의 유량을 측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계획된 최상부 시험구간까지 반복적으로 수행하여야 한다. 두 번째 단계인 양수조건에서의 공내 유량 측정 역시 기본적인 시험 절차는 동일하다. 다만, 공내 유량계를 시험 대상 최하부 심도에 위치시킨 이후 시험 구간의 최상부보다 높은 위치에서 수중 펌프 등을 이용하여 양수를 시작하고, 수위가 충분히 안정될 때까지 기다린 이후 자연적 유량 측정과 동일한 절차를 반복적으로 수행한다.
4.4.4.자료 해석 및 관측 심도의 결정
측정 결과 나타나는 공내 유량의 변화요인은 공내 유량 측정 장치 외부로의 흐름을 막는 스커트나 디스크의 차폐 상황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을 제외하면 공내 지하수 유출입 이외에서 시험 상의 오차도 있을 수 있다. 이 때 유량 측정상의 오차 요인은 암상/지구물리검층 결과 등과 병행, 검토하여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오차 요인을 검토한 이후 수직적 유량의 변화요인은 시험공 내로의 지하수 유출입에 따른 결과로 해석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투수성 구조 혹은 균열(대)의 수직적 분포를 유추할 수 있다.
하지만 자연 유량 측정 결과에서 수직적으로 유량의 변화를 보인 구간은 지하수의 투수성 구조가 분포한다고 할 수 있으나, 유량 변화가 없다고 해서 투수성 구조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비록 투수성 구조가 분포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지하수위의 균형에 의해 지하수의 유출입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해 주는 것이 양수조건에서의 유향-유속 검층인데, 자연조건에서 양수조건으로 바뀐다는 것은 혹시 있을 수 있는 서로 다른 투수성 구간 간의 지하수위 균형을 변화시킨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특히 시험대상 구간보다 상부 구간에서 양수를 진행하게 되면 인위적으로 공내에서 대부분의 지하수 흐름을 양수 지점인 상부로 강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자연 유량 변화 측정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을 수 있는 투수성 구조가 유량 변화를 통해 확인될 수 있는 것이다. 시험 결과 공내 유량 변화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는 구간이나 별도로 요구되는 사유가 있을 때 해당 구간에 대해 보다 정밀한 시험 간격을 설정하여 고해상도 유향-유속 검층을 수행하는 것이 더욱 양질의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다.
이상의 절차를 통해 1차적으로 관측심도와 그 구간의 길이가 결정되고 나면, 각 관측 구간 간의 상호 연결성에 대한 검토도 필요할 수 있다. 이는 해당 공내 각 관측 구간 간의 수리적 연결성에 대해 현장 조건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는 확인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각 균열 혹은 균열대 간의 수리적 연결성은 수직적 수리간섭 시험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공 내에서 투수성 균열 혹은 균열대 간의 수직적인 수리적 연결성에 대한 확인이 제공해 줄 수 있는 장점은 무엇보다 상호연결된 균열대 간의 수리적 변화를 중복 관측하는 기술적, 비용적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4.5.다중심도 지하수위 관측정 적용의 국내외 사례
4.5.1.국내 적용사례
국내에서도 흔하지는 않지만 다중 심도 관측정의 설치 및 운영 사례가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부지 내 시험정과 강원도 고성 지역의 시험정에서 다중 패커를 이용하여 지하수위 및 기초적인 수질에 관하여 관측하고 그 수직적 변화에 관해 보고한 바 있다(김경수 외, 2000;, 김경수 외, 2002; 유시원 외, 2004). 다만 관측 심도를 결정하는 단계에서 공내 유향-유속 시험 등을 적용한 것은 아니며, Televiewer 등을 이용하여 공내 균열의 수직 분포를 기재하고 이중 패커를 이용한 정압 주입시험(Lugeon test)을 등간격으로 수행하여 이를 바탕으로 투수성 구간을 규명하고 패커 설치 심도를 결정하였다. Ji et al.(2012) 역시 경주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부지 평가 시 유사한 절차를 거쳐 투수성 균열 특성화 결과를 보고한 바 있다. 현재 국내에서 다중 패커를 이용한 지하수 모니터링 시스템이 운영 중인 곳은 경주시 양남면 중저준위 폐기물 처분장 인근 지역으로 8개의 관측공에서 최대 10개의 구간에서 최소 3개의 구간에 대해 심도별 지하수 변화를 관측하고 있다(오승주 외, 2012; 정재열 외, 2015). 하지만, 관측 심도의 결정이 어떠한 절차를 거쳐 이루어 졌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술적 절차는 확인하지 못하였다.
영구적인 형태의 다중심도 관측정은 수막(water curtain)을 이용하는 지하 유류/가스 저장기지 주변에 적용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Kim et al., 2000). 울산 SK가스 지하저장기지의 경우 저장기지의 설계 단계에서 저장공동 내 가스 누출 방지를 위해 설치된 수막의 효율성 변화 여부를 관측하기 위하여 저장공동 주변으로 많은 지하수 관측공을 설치하였는데, 저장공동과 유사한 심도와 지표부근 2개의 심도에 대해 이중완결 (double completion) 구조의 관측공을 설치하여 장기간 운영하였으며, 국내 여타의 유류 저장 기지 역시 유사하게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관측 심도 결정은 저장공동 심도와의 유사성 여부에 따라 결정되었을 뿐 다양한 공내 조사를 통해 시험 구간을 구분한 것은 아니다. 이에 따라 관측 구간의 간격도 공동 혹은 수막과의 관계성을 높이기 위하여 30~56 m의 비교적 넓은 관측 간격 (monitoring interval)을 가지도록 설치되었다.
4.5.2.스웨덴과 핀란드
스웨덴의 SKB와 핀란드의 Posiva Oy는 고준위 방사셩 폐기물 처분장 성능 평과와 관련하여 많은 수의 다중심도 관측정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인접한 두 국가는 수리적 성능 평가를 위한 현장 시험 및 관측성 설계 절차 등에 대해 많은 방법을 서로 공유하고 있다. 특히 관측정의 관측 심도를 결정하기 위한 방법으로 지구물리검층 방법(geophysical logging)과 공내 유향-유속 시험 (borehole flow log) 방법 등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는데, 특히 공내 유향-유속 시험 방법으로 PFL DIFF 장비 및 공내 유량 측정 절차는 거의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 (Komulainen et al., 2019; Komulainen et al., 2020; Vaittinen et al., 2019; Vaittinen et al., 2020; Laakso et al., 2021; Laakso et al., 2022; Laakso et al., 2023; Laakso et al., 2024).
Vaittinen et al.(2019)에 의하면 핀란드의 Posiva Oy는 앞서 4.2절에서 언급한 모든 종류의 관측정을 운영하고 있다(Table 1, Fig. 9). 그림에 제시된 바와 같이 설치된 각 관측정의 설계는 기본적으로는 관측정의 최종 목표 심도에 따라 다르게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Fig. 9에 보이는 관측정 타입 중 폐기물 처분장 공동과 관련하여 균열암반 매질에서의 심도별 지하수위 및 유동 관측을 목적으로 하는 관정은 EP와 KR로 표시되는 관정들로 각각 다중완결구조와 나공 내 다중패커를 이용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각 관정의 착정 방법과 심도에 관한 설계 개념은 Table 1에 제시된 바와 같다. 이중 OL-KR의 다중패커를 이용한 관측정의 경우 상황에 따라 관측심도를 변경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스웨덴 SKB의 Forsmark 지역의 관측정 역시 비슷하게 설계된 것으로 보이나 이에 관해 개괄적으로 정리된 자료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코어 샘플링과 파쇄 착정에 관해서는 각각 KF와 HF로 다른 명칭을 부여하여 구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Komulainen et al., 2019; Komulainen et al., 2020). 이와는 별개로 SKB 보고서는 다중패커를 이용한 관측정에서 관측심도와의 정보 소통을 위한 관정설계에 대해 비교적 자세하고 서술하고 있는데 (Fig. 10; Anderson et al., 2019), 이는 국내에서 향후 유사한 관측정을 설계하고자 할 때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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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4 The conceptual diagram of the PFL DIFF measurement method (Vaittinen et al., 20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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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5 The conceptual diagram of a single-interval monitoring well in the upper bedrock sect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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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6 Conceptual designs of a permanent multi-level monitoring well: (a) the multiple completion well, (b) the single completion we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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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7 The conceptual design of the depth-variable multi-level monitoring we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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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8 The design procedure for a multi-level groundwater monitoring we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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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9 Groundwater monitoring wells installed at the Olkiluoto site in Finland (Laakso et al.,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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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0 The schematic structure of a Swedish KF-series multipacker monitoring well (Anderson et al., 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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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1 Various types of observation boreholes installed at the Olkiluoto site in Finland (Vaittinen et al., 2020) |
5.1.현재 국내 관련 기술 수준 및 적용상의 한계
현재까지 국내에서 다중심도 관측정의 설치 사례들을 살펴 보면, 일련의 절차를 거쳐 개별적인 투수성 균열 혹은 균열대를 특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진행된 사례는 찾을 수 없다. 물론 심도별 수리시험 등을 통해서 일정 구간 단위의 수리적 특성을 파악하고 그를 이용한 사례는 있으나, 이것이 개별적인 균열 혹은 균열대에 대한 정량적 분석을 근거로 진행되지는 않았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멀티패커를 이용한 관측방법을 현장에서 적용한 경험을 가진 곳은 원자력연구원으로 심도별 정압주입시험의 결과와 Televiewer 등 공내 영상자료를 이용하여 구간을 특정하는 방법 등을 적용하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균열의 개폐여부를 근거로 해당 균열의 투수성 여부를 추론하였다는 점(Ji et al., 2012)은 직접적인 유량의 변화를 통한 투수성 균열을 특정해 내는 방법에 비해 명백한 한계를 가진다. 이와는 반대로 황세호 외(2003), 김태희 외(2007), 장기영 외(2007), 황세호 외(2008) 등에서는 공내 유향-유속 자료를 이용하여 균열 혹은 균열대의 투수성에 대한 정량적 분석의 시도는 투수성 균열의 외양적 특정에는 보다 나은 성과를 보여 주었다고 할 수 있으나, 이 성과를 통하여 다중심도 관측정의 설계 및 적용의 단계에까지는 이르지 못하였다는 점에서 역시 제한적인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공내 유향-유속 시험에 사용된 유량계는 핀란드나 스웨덴에서 사용된 PFL DIFF 방식(Fig. 11)이 아니라 Paillet(1993)가 적용한 초기단계의 유향-유속 시험 방법에 보다 가깝다는 점 역시 검토해 보아야 할 사항 중 하나이다.
Fig. 11에 도시된 바와 같이 핀란드나 스웨덴에서 사용된 PFL DIFF 방식은 이전 Pillet(1993)의 방식에 비해 2가지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첫째는 특정 심도에서의 유량 측정 방법인데, Pillet(1993)의 방법에서 측정되는 공내 유량은 누적 유량의 개념인데 반해 PFL DIFF 방식에서의 유량은 측정 대상 구간의 유량이다. 따라서 PFL DIFF 방식에서는 수직적 유량의 변화가 직접 측정되지만, 상향식의 Paillet(1993)의 방식에서는 측정 유량에서 직전 유량을 빼주어야 대상심도에서의 유량이 얻어진다. 둘째는 고무로 된 차폐 디스크(rubber sealing disc)의 개수 역시 차이가 나는데, Paillet(1993)의 방식에서는 유량 측정 하단부에 어느 정도 유연성을 가진 고무 스커트를 1매 설치하여 측정 외 구간으로의 지하수 흐름을 차단하고자 하는 반면에 PFL DIFF 방식에서는 측정 대상 구간 상하부에 각각 4매의 고무로된 차폐 디스크를 설치하여 유량 측정상의 오차를 줄이고자 하였다. 첫 번째의 차이는 유량 측정값만 정확하다면 두 방법 상의 정량적 차이를 유발하지 않으나, 두 번째 차폐 방식의 차이는 상대적으로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통상적으로 균열암반매질에서의 시추공 공벽은 균열이나 강도 등에 따라 외형상의 차이, 특히 공의 구경 상에서 차이를 보이게 되는 데, 1매의 디스크만을 사용하는 경우 균열 등에 의해 공경 확장이 일어난 경우 유량계를 통하지 않고 우회하는 지하수의 흐름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되므로, 해당 구간에서의 유량 측정값은 큰 오차를 가지게 되거나 해당 구간은 피하여야 한다. 하지만 여러겹의 차폐용 디스크를 사용하는 경우 설사 하나 혹은 두 개의 차폐 디스크가 확대된 공경에 의해 지하수의 우회를 허용하더라도 다른 디스크에 의해 차단될 수 있기 때문에 측정상의 오차가 현격히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차이는 공내 유량 측정 시 수직적 해상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즉, 국내에서 지금까지 이용된 공내 유량 측정 방법은 현재 핀란드나 스웨덴에서 사용되고 있는 방법의 하위 호환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공내 투수성 균열 혹은 균열대에 대한 정량적 분석 방법과 다중심도 관측정의 설계 및 설치라는 과정이 통합적으로 진행된 경험이 없다는 점은 자체적인 기술적 경험의 완성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두 번째는 관정의 완결 및 관측장비 운영 경험의 부족 역시 현단계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영구적 다중심도 관측정의 경우 일단 착정된 관측정에 대해 대상 심도를 제외한 구간에 대해 반복적으로 수행한다거나, 혹은 케이싱 외벽에 대해 각 매질(예: 케이싱/시멘트, 시멘트/기반암 공벽 등)간의 이격이 발생하지 않게 고른 시멘트 그라우팅이 수행되어야 하는데, 어느 쪽이든 국내에서는 기술적 경험이 부족하다. 이와 함께, 멀티 패커를 이용한 지하수의 장기 관측 경험도 매우 부족하다는 점 역시 현단계에서는 기술적 한계라고 할 수 있다.
5.2.기술적 제언
앞서 언급한 기술적 한계 항목들은 경험의 축적으로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나, 기술 적용상의 QC(quality control)가 합리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전제가 요구된다. 하지만 기술적 경험이 부족한 현 단계에서는 기술 수준 관리를 위한 합리적이고 정량적인 방법 역시 체계화 되어 있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본 보고서를 통해 제안된 절차를 검토, 각 절차에 대한 합리적/정량적 기술수준관리 (QC) 방법에 대한 보완 연구를 통해 관리 기준의 정량화, 매뉴얼화 등 추가적인 기술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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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1 Structure of the PFL DIFF device (Komulainen et al., 2020). |
이 논문은 2024년도 정부(원자력안전위원회)의 재원으로 사용후핵연료관리핵심기술개발사업단 및 한국원자력안전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사업임(RS-2021-KN066110). 특히 본 기술보고서의 내용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NSTAR 보고서로 제출된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부지 평가를 위한 배경 지하수위 관측 방법”(NSTAR-21NS41-341)을 일부 내용에 대한 추가 및 삭제, 최근 참고 문헌에 대한 보완 등을 거쳐 재정리한 내용.
This Article2025; 30(3): 14-28
Published on Jun 30, 2025
Services1. 서 론
2. 수리수두 (hydraulic head)의 정의와 관측 상의 지하수위 (groundwater level)
3. 균열암반매질에서의 지하수 유동과 지하수위 분포의 특성
4. 결정질 암반에서 지하수위 관측정의 설계
5. 결론 및 시사점
Correspondence toKorea Institute of Geosceince and Moneral Resources, Daejeon, 34132,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