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Journal of Soil and Groundwater Environment. 30 June 2026. 1-12
https://doi.org/10.7857/JSGE.2026.31.3.001

ABSTRACT


MAIN

1. 서 론

이산화탄소(CO2) 배출을 감축하기 위한 사회·경제적 전환과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oC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대기 중 탄소 제거(carbon dioxide removal, CDR) 기술의 도입이 필수적이다. 국제적으로 합의된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고 향후 기후변화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의 지속적인 감축과 더불어, 이미 배출된 CO2를 장기간 안정적으로 포집·저장할 수 있는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 자연 기반 CDR에는 토양 유기탄소(soil organic carbon, SOC) 증진과 산림 및 습지의 적극적 관리 등이 포함된다. 강화 암석 풍화(enhanced rock weathering, ERW)는 반응성이 높고 염기성 금속 함량이 풍부한 암석을 활용하여 대기 중 CO2를 알칼리도 형태로 격리하는 음의 배출(negative emission) 기술이다. ERW는 아산화질소 및 메탄 등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뿐만 아니라, 토양 산성화 완화 및 양분 가용성 증진, 필수 영양분 공급을 통한 식물 생산성 향상, 그리고 토양 및 생물량 내 추가적인 유기탄소 격리를 유도함으로써 육상 기반 CDR 기술을 보완·강화할 잠재력을 지닌다(Beerling et al., 2025; Schiedung et al., 2026).

ERW는 주로 고반응성 규산염 암석을 분말 형태로 농경지 토양에 살포하는 방식으로 수행된다. 암석을 분쇄하여 비표면적을 증가시킴으로써 화학적 풍화 속도를 가속하며, 토양 공극수 내에서 규산염 광물이 대기 기원의 탄산(carbonic acid)과 반응하는 과정에서 중탄산 이온(HCO3)을 생성함으로써 CO2를 직접적으로 격리한다. 이러한 접근 법은 자연적으로 지구 기후를 조절해 온 장기적인 규산염 풍화 기작을 인위적으로 증폭시키는 것이다. 자연계에서 암석 풍화를 통해 CO2가 용존무기탄소(dissolved inorganic carbon, DIC) 및 탄산염 형태로 전환되는 과정은 지질학적 시간 규모에서 지구 기후를 조절해 왔다. 그러나 자연적 규산염 풍화 플럭스는 반응 속도(온도, CO2 분압 등) 및 공급 조건(수분 가용성, 광물 표면적 등)에 의해 제한되어, 연간 약 0.4 GT CO2 수준의 흡수에 그치며, 이는 약 40 GT CO2에 이르는 인위적 연간 배출량에 비해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Moon et al., 2014; Hilton & West, 2020; Zeng et al., 2019; Friedlingstein et al., 2023).

반면, ERW를 통해 가속화된 풍화 산물은 수천 년 이상의 장기적인 체류 시간을 가지므로, 다른 자연 기반 CDR 기술에 비해 탄소격리 효과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며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는 장기적 환경 영향, 공동 편익, 파급효과, 경제성, 그리고 제거된 탄소 배출량 평가에 대한 이해 부족을 이유로 ERW의 기술성숙도(technology readiness level, TRL)를 3~4단계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IPCC, 2022). IPCC 제6차 평가보고서는 대규모 ERW 배치를 위해 환경·생태적, 사회·경제적, 제도적 측면의 촉진 요인과 제약 요인에 대한 과학적 규명이 여전히 부족함을 지적하며, 성공적인 기술 도입을 위해서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체계적으로 해소하는 과정이 필수적임을 강조하고 있다(Shukla et al., 2019; Bustamante et al., 2023; Levy et al., 2024; Beerling et al., 2024).

IPCC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실질적인 대기 탄소 순 제거(net CDR)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화학양론적으로 CO2를 순흡수할 수 있는 규산염 광물의 선별적 활용이 핵심적이다. ERW 원료에는 이차 탄산염 광물(석회암, 백운암 등) 이 미량 포함될 수 있는데, 이러한 탄산염 광물은 용해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CO2를 흡수하더라도, 이후 하천 및 해양으로 이동하여 탄산염으로 재침전되는 과정에서 CO2를 다시 대기 중으로 방출한다. 그 결과, 장기적인 관점에서 CO2 순흡수 효과가 상쇄되어 실질적인 탄소 제거 효과가 발생하지 않게 되며, 이는 ERW의 본래 목적과 부합하지 않는다(Lehmann et al., 2023; Buckingham & Henderson, 2024). ERW의 궁극적인 목표는 대기 중 CO2를 흡수하여 DIC 형태로 전환한 뒤, 해양 환경에서 안정적인 이차 탄산염으로 고정함으로써 해양 알칼리도를 증가시키는 데 있다.

그러나 현재 진행 중인 ERW 실증 및 실험 연구는 상업적으로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한된 종류의 암석 분말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며, 광물학적 적합성보다는 원료 조달의 용이성이 선택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다(O’Connor et al., 2021). 특히, 활용되는 원료의 상당수가 암석학적 특성(petrography)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로 적용되고 있으며, ERW 효율 평가에 핵심적인 지구화학적 분석 방법과 기본 원리가 간과되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Strefler et al., 2018; Goll et al., 2021; Beerling et al., 2025). 이에 본 논문은 ERW의 탄소 제거 효율이 광물 조성, 입자 크기, 적용 부지의 기상·환경 조건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좌우 됨에도 불구하고, 편향된 원료 선택과 불완전한 특성화로 인해 기술 잠재력에 대한 정확한 정량 평가가 이루어지지 못해 왔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 지질 및 환경 조건에 부합하는 ERW 원료의 가용성, 광물학적 특성 및 종류를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토양환경에 적합한 지속가능하고 부지 특이적인 ERW 기술 도입 가능성을 평가하고자 한다.

2. ERW의 화학적 원리

육상 환경에서 규산염 암석이 풍화되면 Ca2+, Mg2+, Na+, K+와 같은 염기성 양이온이 방출되며, 이 과정에서 알칼 리도가 생성되고 대기 중 CO2가 DIC 형태로 전환되는 반응이 촉진된다. ERW는 이러한 자연 풍화 반응을 인위적으로 가속하여 CO2 제거를 달성하는 기술이다(Fig.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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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Chemical principle of enhanced rock weathering.

2.1. 중탄산염 형성

대기 중 CO2는 토양수 및 강수에 용해되어 탄산을 형성하며, 이 탄산은 탈양성자화(deprotonation)를 통해 중탄산염 이온(HCO3)으로 전환된다(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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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규산염 광물 풍화

생성된 양성자(H⁺)는 규산염 광물의 격자 구조 내 양이온과 반응하여 광물 용해를 유도하고, 그 결과 Ca2+, Mg2+, Na+, K+ 등의 염기성 양이온이 방출된다(식 2). 이 과정에서 양성자는 소비되며, 대기 기원 CO2는 HCO3 형태의 알칼리도로 전환된다. 이러한 반응은 규산염 풍화에 의한 순 CO2 제거의 핵심 메커니즘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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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풍화 생성물의 이동

풍화 과정에서 생성된 중탄산염 이온과 염기성 양이온은 토양수와 지하수를 통해 하천 및 수계로 이동하며, 궁극적으로 해양에 도달하여 해양 알칼리도를 증가시킨다(식 3). 그러나 황산이나 질산과 같은 비탄산(non-carbonic) 기원으로부터 추가적인 양성자 당량이 공급될 경우, 중탄산염 생성 과정에서 CO2가 재방출될 수 있으며, ERW에 의한 순 탄소 제거 효과는 감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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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탄산염 형성

해수는 높은 알칼리도를 가지며, 육상에서 추가적인 알칼리도가 공급될 경우 탄산염 포화도가 증가한다(식 4). 탄산칼슘과 같은 이차 탄산염의 침전이 촉진되며, 이는 장기적인 시간 규모에서 안정적인 형태의 CO2 격리를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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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RW의 원료 가용성

ERW를 CO2 제거 기술로 성공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가장 적합한 원료(feedstock)를 규명하는 것이 핵심적인 요소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수행된 다수의 ERW 실험 연구는 극히 제한된 암석 유형에 의존하고 있으며, 원료 선택 또한 과학적 타당성보다는 조달의 용이성에 근거한 경우가 많다(Stokreef et al., 2022; Zhang et al., 2023). 이러한 경향은 ERW 적용에 있어 적합성이나 확장성이 제한된 재료에 지속적으로 의존하게 되는 매몰 비용 오류(sunk cost fallacy)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한다(Power et al., 2025; Möller & Dupla, 2025). 연구 방법 선택에 대해 명확한 근거 제시는 일반적인 과학적 관행임에도 불구하고, ERW 연구에서는 특정 원료를 선택한 이유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거나 생략되는 사례가 빈번히 보고되고 있다(Cho et al., 2019; Knapp & Tipper, 2022; Lewis et al., 2021).

현재 대부분의 ERW 실험은 여전히 제한된 종류의 암석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들 원료에 대해서조차 암석학적 특성과 조성을 정확하고 포괄적으로 기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한계는 ERW 원료 후보의 범위를 과도하게 협소화하며, 선택된 원료의 특성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법론적 결함에 의해 더욱 심화된다. CDR을 위한 ERW의 경제적 타당성은 원료의 조달, 운송, 분쇄, 농경지 살포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어떠한 이해관계자가 부담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Madankan & Renforth, 2023; Lockhart et al., 2024). 또한, ERW를 둘러싼 재원 조달 방식은 상이한 인센티브 구조를 갖는 다양한 금융 모델의 형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기술의 확장성과 실제 배치 가능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ERW 원료의 가용성과 관련한 향후 연구에서는 지역 및 국지적 분포 특성을 명시적으로 고려한 가용 원료의 정량화가 우선적으로 수행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원료의 화학적·광물학적 조성, 공간적 분포 특성, 그리고 건설·제조 산업 등 타 자원 이용과의 경쟁으로 인한 활용 제약을 반영한 전과정 평가(life cycle assessment, LCA)가 병행되어야 한다.

3.1. 화학양론 기반의 규산염과 탄산염

ERW 원료로 고려되는 다수의 암석에는 규산염 광물 외에도 미량의 이차 탄산염 광물이 포함되어 있다. 방해 석(calcite)과 백운석(dolomite)으로 대표되는 탄산염 광물은 주로 이온 결합에 기반한 상대적으로 약한 결합 구조를 가지며, 탄산과의 반응성이 매우 높아 자연 상태에서도 규산염 광물에 비해 빠른 용해 속도를 보인다. 그러나 규산염 풍화와 달리, 탄산염 용해 과정은 장기적인 CDR로 온전히 이어지지 않는다. 이는 초기 용해 단계에서 소비된 CO2가 하천이나 해양 환경으로 유입된 이후, 이차 탄산염으로 재침전되는 과정에서 다시 대기 중으로 방출되기 때문이다(Swoboda et al., 2022; Levy et al., 2024; Beerling et al., 2024).

화학양론적 관점에서 탄산염 용해는 Ca2+ 1몰이 방출되는 동안 CO2 1몰이 소비되는 반응이며(식 5), 규산염 풍화는 Ca2+ 1몰의 방출에 대해 CO2 2몰을 소비하는 특성을 가진다(식 6). 해양 환경에서 염기성 양이온과 DIC의 체류 시간은 약 10,000년에 이르며, 탄산염 재침전과 같은 후속 반응이 발생할 경우 탄산염 기원의 CO2는 최종적으로 재방출되어 순 제거 효과가 상쇄된다(식 7). 반면, 규산염 풍화에 의해 생성된 중탄산 이온은 CO2 1몰을 장기적으로 제거된 상태로 유지하는 효과를 가진다. 이러한 이유로 IPCC는 2006년 가이드라인에서 석회암과 백운석을 이용 한 농업적 석회 살포의 CDR 잠재력을 매우 제한적으로 평 가하였으며, 석회 물질 1톤당 0.12–0.13톤의 CO2-C(약 0.44–0.48 tCO2)에 해당하는 배출계수를 기본값으로 제시하였다(IPCC, 2018).

단기적으로는 토양 내 용해 과정에서 CO2의 소비와 방출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으나, 해양에서의 재침전을 포함한 장기적 대기–해양 CO2 총량 변화를 고려할 경우, 탄산염 용해에 의한 순 제거량은 거의 0에 수렴하거나 오히려 순배출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ERW에 의한 실질적인 탄소 제거 효과를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서는 원료 내에서 발생하는 탄산염 풍화와 규산염 풍화의 기여도를 엄격히 구분하여 산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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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원료의 유형

3.2.1. 자연광물

CDR을 위한 ERW 기술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적합한 원료의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공급망 확보가 선결 조건이다. 일반적으로 풍화 반응성이 높고 규산염 함량이 풍부한 염기성 및 초염기성 암석이 ERW에 적합한 원료로 제안되고 있다(Fig. 2). 그동안 규산염 원료의 전 지구적 가용성 평가는 주로 광범위한 암석학적 범주에 기반하여 이루어져 왔으나, 동일한 범주 내에서도 개별 암석의 세부 암석(lithology)과 생성 환경에 따라 풍화 동역학 및 CDR 잠재력에는 상당한 이질성이 존재한다(Lazorenko et al., 2026). 특히 원료 암석에 수반되는 미량 유해 원소의 존재 여부는 ERW 적용 물질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가장 핵심 적인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다. 대규모 ERW 적용은 기존 농업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농경지 토양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으나, 농경지는 외부 유입 물질이 장기적으로 축적되는 환경이므로 작물 생산성과 식품 안전에 직결되는 중금속 축적에 대해 엄격한 화학적 안전성이 요구된다(Cong et al., 2024; Ahmed & Hassan, 2025). 다수 국가에서 토양 개량재 내 잠재적 유해 원소에 대한 엄격한 규제가 시행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규산염이 풍부한 자연산 염기성 암석은 상대적으로 높은 화학적 안정성과 함께 높은 CDR 잠재력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원료로서, 농업 기반 ERW의 우선적인 후보군으로 평가된다(Paulo et al., 2023; Dupla et al.,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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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2.

Mineralogical characteristics used to identify candidate rocks and assess the potential for expanding rock resources for enhanced rock weathering (ERW).

ERW의 대표적인 후보 원료인 현무암(basalt)은 유리질에서 결정질에 이르기까지 넓은 결정도 범위를 보이며, 다양한 광물 조합으로 구성된 암석군이다. 광물 내 비가 수분해성 성분, 즉 염기성 양이온의 함량은 ERW 원료의 이론적 CO2 제거 잠재력을 예측하는 핵심 지표로 간주 된다(Schiedung et al., 2026). 현무암에서 가장 풍부한 염기성 양이온은 일반적으로 Mg와 Ca이며, Na와 K는 상대적으로 소량 포함된다. 반면 Fe와 Al과 같은 가수분해성 성분은 화학적 풍화 과정에서 순 CO2 제거에 직접적으로 기여하지 않는다. 이는 규산염의 산 가수분해로 생성된 알칼리도가 환경 내에서 이차 산화물 또는 수산화물 형태로 재침전되는 과정에서 다시 소비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Ca, Mg 및 알칼리 금속 함량이 높은 현무암일수록 더 큰 CO2 제거 잠재력을 지닌다.

그러나 ERW의 실질적인 CO2 제거량을 결정하는 요인은 화학양론적 조성비보다 실제 지화학적 반응 속도론(kinetics) 이 더욱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Amann et al., 2022). 동일한 pH 조건에서도 현무암을 구성하는 조암광물 간 풍화 반응 속도는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예를 들어 반응성이 매우 높은 Mg-감람석(olivine)과 Ca-사장 석(plagioclase)에 비해, 반응 속도가 느리면서도 널리 분포하는 K-장석(K-feldspar)은 단기적인 풍화 기여도가 매우 낮다. 또한, 불순물이 혼재할 경우 풍화 반응성의 비선형적 변동성은 증폭될 수 있다(Montserrat et al., 2017). 한국의 지질 구조를 고려할 때 자연 광물을 활용한 대규모 ERW 도입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한반도는 경기육괴, 영남육괴로 대표되는 선캄브리아기 안정 지괴를 포함하며, 화강암질 기반암이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지질학적 특징을 지닌다. 이러한 안정 지질대에서는 석영과 장석이 주요 구성 광물로 우세하게 나타나 전반적인 화학적 풍화 반응성이 낮고, ERW 효율이 높은 Mg-Ca 기반 초염기성 암석의 분포는 매우 제한적이다. 실제로 국내 암석 분포는 변성암과 화성암이 전체 국토 면적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화학적 특성상 산성암과 중성암이 우세하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오빅데이터 오픈플랫폼(https://data.kigam.re.kr)에서 제공하는 1:25만 정밀 지질도(면적: 99,170 km2, 지질 단위: 8,775개)를 활용하여 국내 ERW 후보 광물의 가용 면적을 산정하였다. 공공 지질 DB의 속성 분류 체계가 도폭별로 상이하여 '심성암', '변성암'과 같은 대분류 기준 검색 시 누락 가능성이 존재함을 고려하여, 암석학적 대분류 대신 ERW 효율을 좌우하는 주요 세부 암상인 현무암, 반려암, 사문암 등을 직접 검색하는 방식으로 공간 데이터를 구축하고 면적을 정량화하였다(Fig. 3). 분석 결과, 한국의 지질 구조는 천연 광물 기반의 대규모 ERW 적용에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음이 정량적으로 확인되었다(Fig. 3, Table 1). 화학적 풍화에 대한 저항성이 강하고 CO2 제거 효율이 낮은 산성 심성암인 화강암은 전 국토의 약 30%를 차지하며 우세한 분포를 보인다. 반면, ERW의 최우선 후보 원료이자 자연계에서 풍화 반응성이 높은 염기성 화산암인 현무암은 전체 국토의 1.82%에 불과 하며, 제주도, 추가령 단층대(한탄강 유역), 그리고 경상권 일부 지역 등 특정 지역에 국한되어 분포한다. 또한, Mg와 Ca 함량이 높아 이론적 탄소 제거 잠재력이 우수한 반려 암과 사문암의 분포가 국지적인 것으로 나타난다. 섬록암을 포함하여 속성상 염기성으로 분류된 지질대를 합산하더라도, 국내에서 확보 가능한 천연 염기성 및 초염기성 암석의 총면적은 약 3.5% 수준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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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3.

Spatial distribution of major rock types in South Korea based on the 1:250,000 digital geologic map provided by the Geo-Big Data Open Platform. a) granite, b) volcanic rock, c) basalt, d) diorite, e) gabbro, and f) serpentinite. The number of 1) geologic units, 2) total areal extent (km2), and 3) proportional coverage (%) are indicated for each rock type.

Table 1.

Classification of representative rock types with their chemical compositions and major mineral constituents relevant to enhanced rock weathering (ER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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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물의 ERW 적합성은 화학적 조성뿐 아니라 결정구조, 특히 SiO4 사면체의 결합 방식인 규산염 중합도(degree of silicate polymerization)에 의해 결정된다. 국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화강암은 산소 원자를 모두 공유하는 3차원 망상 규산염(tectosilicate) 구조의 석영과 장석이 주를 이루어 중합도가 높고 풍화 저항성이 크다. 반면, ERW 최우선 후 보군인 현무암과 반려암은 산소 원자 공유가 없거나 제한적인 독립 사면체(nesosilicate) 및 단일 사슬형(inosilicate) 구조를 포함하고 있어 중합도가 낮고 화학적 결합이 상대 적으로 쉽게 단절된다. 특히 현무암은 지표에서 급랭하여 형성된 불안정한 유리질상(glassy phase)을 다량 포함하고 있어, 조립질의 반려암보다 용해 속도가 빠르다. 한편, 사문암은 감람암의 열수 변질로 형성된 층상 규산염(phyllosilicate) 구조를 가지며, 높은 반응 표면적과 Mg2+ 용출 및 이온 교환에 유리한 광물학적 특성을 나타낸다. 이러한 지오빅데이터 기반 공간 분석 결과는, 화강암질 기반암이 지배적인 한반도의 특성상 천연 광물에만 의존 하는 ERW 전략이 막대한 채굴 및 장거리 운송 비용을 수반하여 자원 조달의 비효율성을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국내 환경에서 기가톤 규모의 실질적인 탄소 광물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부존량이 제한적인 천연 염기성 광물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 자원으로서 제강 슬래그 및 시멘트계 부산물 등 인공 알칼리성 산업부산물의 적극적인 활용이 필수적이다.

3.2.2. 산업부산물

제강 슬래그, 시멘트 분진, 석회석 분말과 같은 인공 알칼리성 산업부산물 역시 일정 수준의 CDR 잠재력을 지닌다. 그러나 이러한 물질들은 공정 특성상 이미 탄산염 광물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아, 화학양론적 관점에서의 순 CO2 제거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또한, 일부 부산물은 중금속 함량이 높아, 다수 국가에서 농업적 활용이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Kemp et al., 2022; Power et al., 2025). 한편, 제철 공정에서 철광석의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석회석과 같은 융제를 첨가하여 고온에서 용융하는 과정에서 생성 되는 고로 슬래그(blast furnace slag, BFS)는 CaO, SiO2, Al2O3 및 MgO 등을 주성분으로 한다. Ryu et al. (2024)에 따르면, BFS는 알칼리도 생성에 중요한 CaO를 40% 이상, SiO2를 약 30~40% 함유하여 우수한 ERW 원료 잠재력을 지니며, 환경 위해성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Cr2O3 함량이 0.1% 미만으로 농업적 활용 시 비교적 안전한 원료로 평가된다. 이러한 슬래그는 칼슘-알루미늄 규산염의 사슬 또는 망상 구조를 가지며, 생성 직후에는 탄산기를 포함하지 않는 상태에서 비정질(amorphous) 또는 결정질의 규산염을 형성한다. 고로 슬래그 내 규산염 성분이 토양 및 수계 환경에 노출되어 풍화될 경우, 그 반응 메커니즘은 자연 상태의 화산암 풍화와 본질적으로 유사하다. 대표적인 칼슘 규산염 풍화 반응은 다음과 같다(식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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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용출된 Ca2+ 및 Mg2+ 이온은 대기 또는 토양 간극수에 존재하는 CO2를 중탄산 이온 형태로 포획하며, 이후 안정적인 탄산염으로 전환되는 광물 탄산화 과정을 통해 장기적 CDR에 기여한다. 또한, 고로 슬래그는 제련 후 급랭 과정을 거치면서 비정질 상의 비율이 높아, 현무암과 같은 자연 화산암보다 풍화 및 용출 속도가 빠른 특징을 보인다. 이러한 높은 반응성은 단기간 내 상당한 탄소 흡수량을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실제 자연환경에서는 입도, 살포량, 토양 pH 및 기상 조건(온도, 강수량 등)에 따라 반응 속도가 비선형적이고 변화하므로, 부지 특이적 실증 연구가 필수적이다.

한편, 고온의 제련 및 정련 과정을 통해 형성된 인공 규산염 광물인 제강 슬래그(steelmaking slag)와 페로니켈 슬래그(ferronickel slag) 역시 내부에 탄산기를 포함하지 않아 ERW 원료의 기본 조건을 충족한다(Beerling et al., 2020). 그러나, 제강 슬래그(전로, 전기로, 정련 슬래그)는 제련 과정 중 합금원소의 혼입 및 산화 반응으로 인해 Fe2O3 함량이 증가하며, 잠재적 유해 미량원소인 Cr2O3 농도 또한 0.1~0.4% 수준으로 고로 슬래그에 비해 상대 적으로 높다(Table 2). 칼슘 규산염 기반의 제강 슬래그는 라르나이트(larnite), 알라이트(alite) 등의 광물 형태로 존재하며(Bullerjahn & Bolte, 2022; Zhang et al., 2025), 고로 슬래그보다 결정질 비율은 높지만, 반응성이 높은 유리석회(free CaO)와 유리마그네시아(free MgO)를 다량 포함하고 있어 초기 산 중화 및 탄소 포획 능력이 우수하다. 그러나 용출 시 pH가 급격히 상승(pH > 11)하며, Cr, V 등의 유해 미량원소가 함께 용출될 가능성이 있어 용출 시험 및 생태독성 평가가 반드시 요구된다. 반면, 마그네슘 규산염 기반의 페로니켈 슬래그는 감람석(olivine) 및 휘석(pyroxene)과 유사한 조성을 가지며, 비정질 상 비율이 높아 Mg 용출 속도가 빠른 특징을 보인다. 또한 중금속 함유량이 상대적으로 낮아 환경적 안전성이 우수하여, 최근에는 농경지 적용을 포함한 ERW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산업부산물의 ERW 활용은 단순한 자원 재활용을 넘어, 전과정평가 관점에서 해당 부산물을 배출하는 산업의 탄소 발자국을 상쇄하는 수단으로 평가될 필요가 있다. 철강 및 시멘트 산업은 에너지 집약적 특성으로 인해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만, 동시에 생성되는 알칼리성 부산물은 ERW 및 광물 탄산화를 통해 상당량의 CO2를 재흡수할 잠재력을 지닌다.

Table 2.

Chemical composition of each type of slag (Ryu et al.,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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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st furnace slag (BFS), Kanbara reactor (KR) slag, Ladle furnace (LF) slag, Basic oxygen furnace (BOF) slag, Electrical arc furnace (EAF) slag

Table 3에 나타난 바와 같이, 제철 슬래그류(고로, 전로, 전기로)는 톤당 약 368~620kg CO2의 이론적 격리 잠재 량을 가지며, 시멘트계 폐기물 또한 높은 탄산화 잠재력을 보인다. 철강 1톤 생산 시 약 2,200 kg CO2/t-steel 수준의 높은 탄소 집약도를 고려할 때, 부산물을 통한 탄소격리는 전체 배출량의 일부를 상쇄하는 데 그칠 수 있으나, 절대량 측면에서는 유의미한 탄소 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고배출 산업의 공정 효율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산업부산물의 탄소격리 잠재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ERW 원료로 적극 활용하는 전략은 자원 순환과 기후변화 완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접근으로 평가된다.

Table 3.

Carbon production intensities and sequestration potential of highly alkaline materials, by-products and wastes (Renforth,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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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Predicted future emission normalised to mass of alkaline material

2)Maximum CO2 capture potential by forming carbonate minerals

3)CO2 capture measured in experimental work

4)Maximum enhanced weathering CO2 capture potential

3.3. 원료 공급 현황 및 확장성

그동안 조달의 편의성을 우선시한 결과, 대부분의 ERW 실험 연구는 기존 광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중심으로 수행되어 왔다(O’Connor et al., 2021). 저부가가치 부산물을 고부가가치 탄소 흡수원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은 ERW의 주요 장점으로 강조되어 왔다. 그러나 자연 광물 기반의 부산물은 발생량 자체에 한계가 있으며, 전 지구적 암석 부산물 발생량에 대한 표준화된 데이터베이스가 부재하여 채석 분말의 총 ERW 잠재력을 정확히 추정하는 데에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전 지구적 기후 완화 목표 달성을 위해 ERW를 기가톤(Gt) 규모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신규 광산 개발 또는 폐광산 재가동과 같은 대규모 채굴이 불가피하며, 이는 환경적· 사회적 파급효과를 수반한다.

ERW 원료로 활용 가능한 국내 자연광물의 잠재력은 광산의 공간적 분포와 자원 구조 측면에서 구조적인 제약을 갖는다. 국내 광산은 강원도(85개), 충청북도(71개), 전라남도(60개) 등 일부 내륙 산지에 집중되어 있으며, 대부분이 석회석 중심의 비금속광에 해당한다. 반면, 염기성 규산염 광물(예: 현무암, 감람석 등)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아, ERW 반응성이 높은 광물 자원의 확보에는 지질학적·경제적 제약이 따른다. 특히, 현재 운영 중인 광산의 상당수가 시멘트 산업 등 기존 수요처에 이미 활용되고 있어, 추가적인 ERW 원료 확보를 위해서는 신규 채굴 또는 채석 확대가 불가피하다.

한편, 전과정평가(LCA) 관점에서 자연광물 활용의 큰 제약 중 하나는 분쇄 공정(comminution)에 따른 막대한 에너지 소비와 이에 따른 탄소 페널티이다. ERW의 풍화속도와 탄소 제거 효율은 광물의 비표면적에 크게 의존하므로, 채굴된 암석을 수십~수백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미립자로 분쇄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화석연료 발전 비중이 여전히 높은 국내 전력 시스템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고에너지 공정은 ERW를 통해 달성된 순 탄소 제거 효과를 상당 부분 상쇄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같은 자연 광물의 부존량 한계, 채굴 확장의 제약, 그리고 분쇄 과정에서의 에너지 부담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국내 환경에서는 풍부하게 발생하는 인공 알칼리성 산업부산물의 공급 인프라를 활용하는 전략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된다. 슬래그와 같은 산업부산물은 고온 용융 상태에서 급랭(quenching) 되며 이미 모래 크기의 입자로 산출된다. 또한 비정질의 비율이 높고 열적 스트레스로 인해 미세 균열이 발달해 있어, 결정질 천연 암석에 비해 추가 분쇄에 필요한 에너지가 현저히 낮다. 따라서 산업부산물 기반 ERW는 원료 확보뿐 아니라 가공 단계에서의 탄소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효율적인 접근으로 평가된다.

국내 산업부산물의 공급은 제철 및 시멘트 산업의 입지 특성에 따라 권역별 거점 형태로 명확히 조직되어 있어, 대규모 ERW 원료 조달과 물류 네트워크 구축 측면에서 구조적 이점을 지닌다(Fig. 4). 2023년 기준 국내 제철 슬래그의 연간 발생량은 약 2,529만 톤이며, 이 중 고로 슬래그가 약 1,460만 톤, 제강 슬래그는 약 1,069만 톤을 차지한다(Korea Iron & Steel Association; https://www.kosa.or.kr/). 주요 제철소는 원자재 수입과 제품 출하 효율성을 고려하여 해안지역에 입지하고 있으나, ERW 적용 대상인 농경지는 주로 내륙에 분포한다. 따라서, 산업부산물 기반 ERW의 공급 가능성은 항만 접근성보다는 산업단지와 농경지 간 육상 물류망 정합성, 수송 거리, 그리고 중간 처리 거점의 공간적 배치에 의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국내 시멘트 산업은 2022년 기준 약 5,106만 톤의 시멘트를 생산하고 있으며(Korea Cement Association; https://www.cement.or.kr/), 주요 생산시설은 강원도와 충청북도 내륙 지역(영월, 단양, 제천, 삼척, 동해, 옥계)에 집중되어 있다. 시멘트 산업은 제품 1톤당 약 0.8−0.9톤의 CO2를 배출하는 대표적인 고배출 산업으로, 연간 약 3,900만 톤의 온실가스를 발생 시키고 있다. 이는 시멘트 생산지 인근에서 산업부산물 기반 ERW를 적용할 경우, 배출원(source)과 흡수원(sink) 간 공간적 괴리를 최소화하여 원료 운송에 따른 전과정 배출을 효과적으로 저감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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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4.

Distribution of a) mine sites and b) industrial by-product sources in South Korea. a) Eastern Mine Safety Office, Ministry of Trade, Industry and Energy (https://www.motie.go.kr); b) Korea Iron & Steel Association (https://www.kosa.or.kr/) and Korea Cement Association (https://www.cement.or.kr/).

그러나 이러한 명확한 공급 기반과 막대한 발생량에도 불구하고, 산업부산물을 ERW 전용 원료로 즉각 전환하는 데에는 구조적 제약이 존재한다. 현재 국내 제철 슬래그의 96~100%가 시멘트 원료 및 건설 자재 등으로 이미 재활 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산업부산물 기반 ERW의 확장이 단순한 유휴 자원 활용 문제에 그치지 않고, 기존 시멘트 및 건설 산업과의 자원 경쟁 및 재분배 문제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국내 산업부산물 공급망은 물리적 인프라 측면에서 높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ERW가 실질적인 기후변화 대응 수단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원료 전환에 따른 경제적 기회비용과 기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전과정평가 관점에서 정량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국가 차원의 자원 배분 최적화 전략과 정책적 의사결정 체계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4. ERW 기술의 사회·경제적 고려 사항

공공 수용성은 사회적 이해관계자들이 기대하는 성과가 서로 수렴할 때 가장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기대에는 기후변화 완화효과, 농업적 공동편익, 그리고 농가의 추가적인 소득 창출 기회 등이 포함되며, 기대의 정합성은 ERW 실행에 필요한 협력적이고 양립 가능한 관계 형성을 촉진한다. 그러나 농민, 기업, 행정기관 등 주요 참여 주체들은 ERW의 실행 방식과 기대 성과와 관련하여 서로 다른 우선순위를 가질 수 있다. 따라서 ERW의 사회·경제적 파급효과와 관련하여 이해관계자 간의 잠재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갈등 요소를 명확히 규명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토양 비옥도 향상이나 식량 안보 증진과 같은 ERW의 농업적 공동편익은, CO2 제거량 극대화를 목표로 하는 CDR 전략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개별 농민은 농업 생산성과 직결되는 편익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ERW 기반 탄소 시장 메커니즘은 기후 완화 성과를 정량적으로 극대화하도록 인센티브가 설계된다는 특징이 있다. 구체적으로 농업 부문의 이해관계자들은 광물에서 용출된 염기성 양이온이 작물에 직접 흡수되어 비료 효과 및 생산성 증가로 이어지기를 선호한다. 반면, CDR 관점에서의 ERW는 용출된 염기성 양이온과 중탄산 이온이 육상-해양 연속체(land-ocean continuum)를 따라 이동하여 궁극적으로 해양 알칼리도를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Schiedung et al., 2026). 이로 인해 단기적인 농업 편익과 장기적인 CO2 제거 목표 사이에는 구조적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잠재적인 ERW 원료에 수반되는 미량 유해 원소의 함량은 원료 유형에 따라 큰 변동성을 보이며, 이는 건강 및 환경 안전 측면에서 원료 선별에 매우 신중한 접근을 요구한다. 사회적 이해관계자들은 작물 및 농산물 내 유해 원소의 축적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 높은 수준의 과학적 검증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ERW 적용에 따른 환경·보건적 위험을 어떤 주체(프로젝트 수행자, 연구자, 행정기관 등)가 책임지고 관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명확한 제도적 합의가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비선형적인 지구화학적 오염 거동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잠재적 위해성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체계적인 평가 프레임워크의 도입이 필수적이다. 한편, 현대 사회는 농민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식량의 안정적 생산을 요구하는 동시에, 환경 오염 최소화, 기후 스마트 농업의 이행, 그리고 생물다양성 증진에 기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RW의 장기적인 지구화학적 효과와 생태적 영향에 내재된 불확실성은 이러한 요구를 충족해야 하는 농민에게 잠재적이면서도 간과되기 쉬운 위험을 전가할 수 있다. 이는 향후 ERW의 사회적 수용성 확보와 지속가능한 제도 설계에 있어 핵심적인 쟁점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5. ERW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국내 MRV 제도 현황과 과제

ERW 기반 CO2 제거 성과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투명한 측정·보고·검증(measurement, reporting, and verification, MRV) 체계의 확립이 필수적이다. 특히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국내 지질 구조의 특성상 대규모 ERW 적용은 천연 염기성 암석보다는 제철 슬래그와 같은 인공 알칼리성 산업부산물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제약이 존재한다. 이러한 산업부산물은 광물 조성, 입도, 투입량, 그리고 대상 부지의 기상 조건에 따라 자연광물보다 훨씬 빠르고 복잡하게 반응할 양상을 보이며, 생성된 DIC가 육상-해양 연속체를 따라 이동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지구화학적 변화를 겪는다. 이 과정에서 재침전, 탈기(degassing), 생물 학적 이용 및 미량 유해 원소의 용출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전체 탄소 수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한다. 그러나 현재 국내 기후변화 대응 정책과 법·제도적 프레임워크는 주로 에너지 전환과 산업 공정의 배출 저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ERW를 포함한 신규 육상 기반 CDR 기술에 대한 국가 공인 MRV 방법론이나 표준화된 인증 체계는 사실상 부재한 상황이다. 탄소중립기본법 체계 내에서 산림 및 농경지 토양 탄소 증진과 같은 일부 자연 기반 해법에 대한 논의는 진행되고 있으나, 무기 탄소 순환에 기반한 지구 화학적 탄소 흡수원을 정량화하고 이를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또는 배출권 거래제(K-ETS)와 연계하기 위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이러한 제도적 공백은 기술 투자 및 도입을 고려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 에게 불확실성을 야기하며, 결과적으로 기술의 상용화와 사회적 수용성 확보를 지연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제적으로는 하류 손실(downstream loss) 개념을 반영한 탄소 회계 체계가 점진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는 토양에서 생성된 DIC가 하천, 지하수, 해양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일부가 대기 중으로 재방출(CO2)되는 현상을 고려하는 접근으로, ERW의 실질적 순 제거량을 보다 보수적으로 평가하려는 시도이다. 이러한 흐름에 대응하여 국내에서도 발생원에서 최종 흡수원에 이르는 전 과정을 포괄하는 통합적(source-to-sink) 시스템 모델 구축이 요구 된다(Beerling et al., 2024; Schiedung et al., 2026). 특히 기존의 토양 시료 채취 중심 접근법만으로는 몬순 기후 특유의 집중 강우, 뚜렷한 계절성, 그리고 복잡한 지형 및 수문학적 조건에 의해 나타나는 풍화 반응의 시공간적 변동성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 따라서 산업부산물 기반 ERW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는 물질 특성과 환경 조건을 모두 고려한 부지 특이성 실증 연구가 선행되어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정량적 MRV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광물 조성, 입도, 살포 조건, 기상 인자 등이 탄소 흡수 량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하게 평가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전통적 통계 기법을 넘어, 비선형 반응 거동과 복잡한 환경 데이터 패턴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ML) 기반 예측 모델의 도입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데이터 기반 접근은 ERW 반응의 불확실성을 정량화하고, 다양한 시나리오에서의 탄소 제거 잠재력을 보다 신뢰성 있게 예측할 수 있다. 종합하면, 국내 원료 수급 구조를 반영한 데이터 기반의 다차원적 MRV 프레임워크가 구축 되지 않는 한, ERW를 통한 실질적인 CO2 제거 효과를 정량화하고 공인된 감축 수단으로 인정받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과학적 투명성을 확보한 고도화된 MRV 체계의 선제적 구축은 국내 ERW의 환경적 타당성을 입증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자발적 탄소 시장(voluntary carbon market, VCM)에서 경제적 인센티브 설계, 정책 수립, 그리고 농민 및 지역 사회와의 잠재적 갈등 완화에도 중요한 기반을 제공할 것이다.

6. 결 론

ERW 연구는 지구화학, 농학, 경제학, 데이터 과학이 결합된 고도의 다학제적(interdisciplinary) 접근을 요구하는 분야이다. 기존 연구들은 광물의 원소 조성과 결정구조가 풍화 속도 및 CO2 격리 효율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임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규명한 실증 연구는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향후 실험실 규모, 메조코즘(mesocosm), 그리고 현장 규모를 포괄하는 다단계 비교 실험이 수행되어야 하며, 축적된 경험적 데 이터를 기반으로 기계학습 등 고도화된 예측 모델을 도입 함으로써 다양한 기후 및 토양 조건에서 부지 특이적 풍화 반응 속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원료 조달 측면에서 볼 때, 기존 ERW 연구는 주로 접근성이 높은 광산 부산물 및 폐기물에 의존해 왔다. 이는 저부가가치 자원의 재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장점이 있으나, 국내 지질 환경에서 천연 염기성 암석의 부존량이 제한적 이라는 점을 고려할 경우 제강 및 페로니켈 슬래그와 같은 산업부산물의 활용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대안으로 평가된다. 다만, 현재 국내 산업부산물의 약 96% 이상 이미 기존 산업에서 재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ERW를 기가톤 규모의 실질적인 기후 완화 전략으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타 산업과의 자원 경쟁 문제를 고려한 공급망 최적화 및 전용 원료 생산 체계 구축에 대한 국가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

결국 ERW 원료는 유한한 지구 자원이자, 경제적 가치창출이 전제될 때 지속적으로 순환이 가능한 자원으로 볼 수 있다. 이는 ERW의 원료 선택과 적용 전략이 단순한 기술적 타당성 검토를 넘어, 자원 이용 효율성, 생태·환경적 안전성, 그리고 지역 사회와 농민의 사회적 수용성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복합적 문제임을 의미한다. 이러한 요소들이 연구의 개념화 및 설계 단계에서 충분히 통합되지 않을 경우, ERW의 실질적인 현장 적용 가능성은 제한될 수 있으며, 정책 결정자와 대중에게 기후 완화 전략으로서 ERW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초래할 위험도 있다. 따라서 향후 ERW 연구는 암석학적·광물학적 기초 자연과학에 기반한 연구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원료 가용성 평가, 이해관계자 간의 사회·경제적 조율, 그리고 과학적 투명성이 확보된 전주기적 MRV 체계를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Acknowledgements

본 연구는 환경부의 재원으로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국가 NDC 달성 기여를 위한 토양기반 환경기술 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RS-2026-25506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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